아이폰사진을 DSLR처럼 - 'Big Lens'

최근 가장 애용하는 아이폰앱입니다. Big Lens라는 99센트짜리 유료 사진에디팅 앱입니다. 


다른곳에서 소개받아 구입해봤는데 예상외로 효과가 좋습니다. 동시에 무거운 캐논 DSLR을 되도록 가지고 다니던 습관도 바뀌고 있습니다. 


원하는 사진을 load하면 간단기능인 basic과 좀더 많은 컨트롤이 가능한 advanced가 선택가능합니다.

Advanced를 선택하면 붓과 지우개, 라소와 auto-fit 메뉴가 있습니다. 

브러쉬나 라소 툴로 원하는 피사체를 대략 선택합니다. 빨간 영역안에 있는 부분은 또렷한 포커스로 남게됩니다. 

이 앱이 상당히 효과적인 결정적 기능중 하나인 'Auto'(fit) 을 선택하면 대상의 외곽선을 따라 선택영역을 최적화합니다. 완전하진 않지만 일일이 손으로 해야하는 수고를 상당부분 덜어줍니다. 

오토가 잡아주지 못한 부분은 붓으로 합니다. 핀치줌으로 확대해서 작업중. 붓이나 지우개를 선택하면 붓의 크기도 조정가능합니다. 

오토와 매뉴얼 작업을 거쳐 선택영역 작업 끝


사람만 또렷한건 말이 안되죠. 사람을 포함한 그 앞뒤 공간이 피사계심도내에 있는것이니 바닥도 좀 더 선택해줍니다. 그리고 다음단계 (화살표)로 넘어가면... 


기본적으로 블러가 적용된 모습. 기본세팅은 제 취향엔 좀 과하고 자연스럽지 않습니다. 


맨왼쪽 조리개를 선택하면 블러 정도를 조정할수 있습니다. 의미는 잘 모르지만 오른쪽 위의 두 사각형을 누르면 전체적인 블러 정도가 일단 떨어집니다. (무슨 스케일 레벨을 지정하는듯..) 조리개도 기본 2.8에서 3.2나 3.5로 더 닫아줍니다. 


사람 전신샷 사진은 대략 저정도 세팅이 자연스런듯. 


그리고 조리개의 모양이자 사진의 보케(bokeh) 형상을 지정해줄수 있습니다. 배경의 블러에 보케가 보입니다. 

마지막으로 필터를 적용해줍니다. 필터 종류는 많으나 제가 좋아하는 스타일은 몇가지로 한정되더군요. 로모1을 적용한 모습.


완성된 사진은 다양한 경로로 저장/공유가 가능합니다. 세팅에는 지난 작업 세션을 유지하는 옵션이 있어서 지난 작업을 계속하거나 같은 세팅을 다른 사진에 적용하는것도 가능합니다. 

오리지널 아이폰4s 사진

Big Lens 작업후 사진. 이러니 왠만하면 DSLR을 더 이상 안가지고 다니고 싶어집니다. (너무 거추장스러우니.) 
카메라롤로 저장된 사진은 다행히 원본의 메타데이터를 보존해서 위치정보나 촬영시각등도 오리지널과 동일합니다. (에러가 나서 작업당시 시각으로 바뀌는 경우도 한번은 있었습니다만.) 


물론 한계는 분명합니다. 일단 마스킹이 사진의 최대 해상도가 아닌 저해상도 프록시레벨에서 이뤄지므로 두루뭉술하고 정확하지 않습니다. 그래서 배경 아웃포커싱을 너무 과하게 하면 더 부자연스럽게 보일 위험이 커집니다. 

또 3차원적인 깊이에 따른 아웃포커싱이 아닌 2차원적인 영역으로만 이뤄지니 포커스가 있는 부분과 아웃포커싱된 부분이 급격히 넘어가는 문제도 있습니다. (100%와 50% 두가지 강도의 붓으로만 분화되어도 좋겠습니다.) 
또 필터들이 좀더 다양화되거나 비넷효과등이 따로 적용되는등 기능이 조금더 세분화되었으면 하네요. 

그래도 약간의 조정으로 사진의 분위기가 크게 달라지는 아주 효과적인 앱입니다.  

앱의 원래 주용도로 상정된듯한 tilt-shift 효과도 좋습니다. 

Big Lens로 프로세싱한 저의 big lens.

by 노타입 | 2012/01/11 19:06 | 테크 | 트랙백 | 덧글(3)

수잔 케어와 20세기의 상형문자, 아이콘


Screen Shot 2011-11-24 at 11.40.07 PM.JPG 

까소봉님이 번역하신 오리지널 매킨토시의 아이콘 디자이너 수잔 케어에 관한 기사. GUI, 그래픽 디자인에 관심있으시면 읽어볼만 합니다. 해당기사를 보고 생각난것 몇가지 끄적거립니다. (위 사진은 기사를 읽고 레고로 만들어본 맥 아이콘들. 해피맥을 만들고 싶었으나 블럭이 모자라서 작은것들로... ^^) 

GUI를 처음 널리 보급한 84년의 오리지널 매킨토시는 여러모로 오늘날까지 컴퓨팅 환경에 많은 자취를 남기고 있는데, 그중 하나가 여러가지 아이콘들이 아닐까 합니다. .txt 라는 확장자대신 노트 모양의 아이콘으로 text 파일임을 알리는것은 너무나 직관적이고 당연하게 느껴지지만 혁명적인 일이었죠. 물론 그 혁명의 주역은 애플이 아닌 훨씬 이전의 선구자들이 시작한것이었지만, 맥이 그 흐름에 미친 영향은 결코 적은것이 아니었습니다. 

오리지널 맥은 128k 메모리에 OS와 응용프로그램을 우겨넣고 돌려야했으니만큼 제한된 대역폭에서 최대한의 효율을 추구해야 했습니다. 동시에 아이콘 디자인도 그랬죠. 컬러는 커녕 그레이스케일도 없이 흑과 백 두가지 색과 32x32 또는 16x16 그리드에 이해가능한 기호를 창조하는 작업은 그 자체로 매우 기술적이자 예술적인 매력이 있는듯 합니다. 

오늘날에야 당연히 컴퓨터로 아이콘 디자인을 하겠지만 처음엔 저렇게 모눈종이에 손으로 그려 넣어야 했죠. 좁은 공간과 제한된 색으로 의미를 전달하는 최적의 방법을 아름답게 하나하나 만들어낸 수잔 케어의 초기 아이콘들은 디지털 시대의 새로운 상형문자를 하나씩 만들어내는 작업처럼 느껴집니다. 물론 아이콘과 GUI를 수잔이나 애플이 발명한것은 아니지만 '손'과 같이 친밀하고 인간적인 요소를 도입한것은 수잔의 작업이 효시가 아닌가 합니다. 단순히 '오른쪽으로', '이것을 보시오' 라는 의미를 전달하려면 단순하고 그리기 쉬운 화살표 모양으로도 충분했겠지만 오른쪽을 가리키는 손을 굳이 표현해낸것은 상당히 의미가 있습니다. 초기 아이콘들을 살펴보면 그 차이가 보이죠. 

'81 Xerox Star
'83 Apple Lisa

위의 두 아이콘 세트들은 각각 81년 제록스에서 내놓은 최초의 GUI 컴퓨터 'Star', 그리고 83년 애플의 'Lisa'에서 쓰였던 아이콘들입니다. 폴더, 한쪽 구석이 접힌 서류, 휴지통 등 오늘날에도 여전히 쓰이는 아이콘 스타일의 많은 부분이 이미 제록스 Star에서 확립되었고 리사도 그에서 별로 다르지 않습니다.
'84 Apple Macintosh

미술가였던 수잔 케어가 작업한 매킨토시 아이콘들은, 물론 여전히 제록스의 업적의 연장이긴하지만, 웃는 얼굴, 손, 사람의 옆모습 등 단순히 의미의 전달을 넘어선 감성적인 면이 처음으로 나타납니다. (시스템 다운이 되면 뜨던 폭탄 아이콘에는 유머까지. ^^ )  그중 'Happy Mac'은 딱딱한 기계인 컴퓨터가 사람의 얼굴을 띄어 막연한 거리감대신 친숙함으로 다가가고자 했던 매킨토시의 의미를 그대로 형상화한것이라고 하겠죠. 스티브 잡스는 오리지널 맥의 디자인 당시 맥이 좀더 사람얼굴처럼 느껴지길 원해서 모니터윗부분을 너무 넓지 않게하라고 했다고 합니다. 컴퓨터가 미래에서 갓 도착한 신기한 물건이었던 80년대에는 특히 대중들에게 컴퓨터를 다가가기 편한 존재로 각인시키기 위한 여러가지 노력이 더 많이 필요했었고, 지금도 그렇지만 그때도 여전히 '뭘 굳이 이렇게까지 하나' 싶은 애플의 면모가 보입니다. 

수잔 케어는 이후 마이크로소프트의 윈도 3.0이나 IBM의 OS/2의 아이콘등도 제작합니다. 이쯤되면 GUI 컴퓨팅시대의 아이콘 대모라고 해도 되겠죠. 

애플에서 했던 작업에 비해서는 좀더 직설적이고 평이하지만 색상을 크레용으로 표현하는등의 감성도 보이고 무엇보다 심플하면서 우아함은 여전합니다. 컬러를 사용하고 아이콘의 해상도가 증가하면서 입체적인 아이콘들도 보이기 시작하죠. 최고 512x512사이즈에 수천만컬러로 사진같은 아이콘을 쓸수 있게된 요즘, 과포화된 디테일의 아이콘들을 보다가 오랫만에 심플한 초기아이콘들이 새롭네요. 

컴퓨터 내장하드 아이콘의 변화

맥 OS X 하드아이콘을 최대크기(512x512)로 본 모습. 깨알같은 글씨는 대충 'Handle the hard drive carefully to avoid damaging the (electric board?). Make sure you are properly grounded.' 이라고 읽히는군요. 취급시 정전기 조심하라는 주의법까지 볼수 있습니다! 

네트워크상에 있는 컴퓨터들. 맥의 파인더는 웃고 있는 단순화된 맥 대신 맥북, 맥미니 등 해당기종의 제품사진을 아이콘으로 씁니다. 정보전달력은 확실하지만 좀 아쉽기도 하죠. 저기에다 웃는 얼굴을 끼워 넣기도 이상하고 말이죠. 

컴퓨터가 더 이상 사람에게 다가가기 위해 억지로 미소지을 필요는 없는 시대가 되었고, 최소한의 정보로 의미를 전달하기 위해 애쓸 필요없이 대역폭이 넉넉하게 늘어서이기도 하겠죠. 이제 아이콘은 문자와 같은 기호에서 좀더 직설적인 이미지로 더 자리 잡고 있습니다. 여전히 정확한 정보 전달을 위한 디자인 고민은 해야겠지만 이전과는 그 성격이 좀 다를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아이콘맥 - 맥클래식을 해피맥 아이콘처럼 만든 작품인데 정말 근사하지 않습니까

어쩌면 아이콘들 새로운 시대의 상형문자로 자리잡을 시간은 짧았을수 밖에 없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고대 상형문자가 나오던 시대에 구체적인 이미지로 표현하는 기술이 등장했다면 상형문자는 금방 사라졌겠죠? 


ps -리서치하다가 아이콘의 역사를 잘 요약한 해외 블로그 포스트도 하나 덧붙입니다.

by 노타입 | 2011/11/26 05:22 | 테크 | 트랙백 | 덧글(6)

Are you hip, Siri?

Siri에게 좋아하는 색을 물어보면 내놓는 대답입니다. Matrix 푸른코드를 암시한 대한 재치있는 답변이죠. 대신 같은 질문에 계속 같은 답을 합니다. 예상질문에 대해 미리 준비된 예상답변들중 하나라는것이죠


http://shitthatsirisays.tumblr.com/ 이곳에 가면 Siri 장난친 예가 많습니다수많은 팝컬쳐에 대한 레퍼런스, 농담들, 말도 안되는 질문들, 심지어 성희롱성 발언까지 siri 실용적이지 않은 재미위주로 건드려보는 사용에 대해 이만큼 대비를 했다는것은 단순히 이스터에그의 연장선이 아니라 사용자들이 siri 정말 대화를 나눌만한 친근한 존재로 인식하도록 애플이 신경 많이 썼다는 인상을 줍니다. 개발팀에게 스티브 잡스가 '너가 틴에이져라면 siri에게 무슨 말을 하겠나?' 고민해봐라' 주문하는 장면을 상상하기 어렵지 않습니다. 애플식 디테일에 대한 집착, 혹은 기능자체만큼 기능에의 자연스런 접근성을 신경쓰는 애플의 면모를 보여주는 하나의 예라고 하면 애플빠의 어거지가 되려나요 ㅎㅎ 


그런데 그만큼 시리의 언어지원을 늘이는 일은 복잡한 일이 될거같군요. 예를 들어 지금 영어판 Siri에게 아리랑을 아냐고 물어봐도 스펠링은 커녕 무슨말을 하는지 전혀 알아듣지 못합니다. (그냥 주소록의 이름들을 나열하며 누구를 찾는거냐고 하네요. 건담을 물어도 마찬가지.) 아리랑은 영미문화권과 상관이 없으니 그렇겠죠

그말은 한국어나 일본어판 Siri 준비한다는것은 언어를 넘어 언어가 사용되는 문화권의 컨텐츠에 대한 준비가 필요하다는 것이겠죠. Siri 어느 문화권에서나 제대로 만큼 개인적이고 친밀한 인터페이스로 포지셔닝하려면요. 물론 영미권, 혹은 아예 미국문화 일부에만 한정시키고 나머지는 그냥 무시할수도 있겠죠. 왠지 일본문화레퍼런스는 어느이상 신경써서 준비하고 한국어는 대강 번역된 컨텐츠로 채우지 않을까하는 걱정도 되긴 합니다

by 노타입 | 2011/10/16 20:50 | 테크 | 트랙백 | 덧글(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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