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SLR 영상촬영 시대 개막

 
니콘 S90 D90, 캐논 5DmkII와 7D, 1DmkIV를 거쳐 캐논의 보급형 저가 DSLR인 550D (미국출시이름 T2i) 역시 HD 영상촬영기능을 가지고 출시되었습니다. 위의 영상은 2월말 구입한 550D로 그동안 틈틈히 촬영한 영상들중 맘에 드는것들을 iMovie에서 별뜻없이 이어붙인 일종의 테스트모음입니다. 

동영상 촬영이 어느때보다 흔해진 요즘입니다.  고가의 고급전자기기였던 캠코더도 이제는 집안에 고장난 구형이 하나쯤은 굴러다니는 흔한 가정용품이 되었고 그나마도 스틸카메라나 휴대폰에 흡수되어가고 있습니다. 오래전부터 8mm 무비카메라로 홈무비를 만들어오던 유럽이나 미국과 달리 비교적 최근  90년대에야 본격적인 홈비디오의 보급이 시작된 우리의 상황을 생각하면 정말 빠른 변화이죠.  
 쉽게 영상을 찍을수 있게 되었지만, 반드시 미적으로도 뛰어나고 아름다운 영상을 많이 찍게 되는건 아닙니다. 음악감상이 CD음질을 희생하고라도 간편함과 휴대성을 따라 mp3로 옮겨갔듯이, 부피가 크고 사용이 복잡한 캠코더 보다 그냥 자동기능의 간편한 포켓캠코더나 영상기능의 휴대폰은 항상 가지고 다니며 의외의 순간을 더 잘 잡아주기때문에 실제로 더 유용하기도 하고 뭔가 작품을 만드는게 아니라 일상의 스냅샷처럼 기록하는 목적성이 더 강하니까요. 캠코더로 재밌는 순간을 찍으며 영상미학을 생각하는건 언뜻 어울리지 않습니다. 

그렇게 비디오카메라가 다른 기기의 부가기능으로 흡수되어가는 상황에서 스틸카메라 미학의 정점인 DSLR에도 이 보너스 기능이 들어왔습니다. 그리고 폰카나 똑딱이 디카때와 다르게 전문적인 영상제작업 전반에 상당히 큰 파장을 일으키는 중입니다. 무엇이 달라서인지에 대해 두서없이 조금 이야기를 풀어나가보려 합니다. 

초당 24 프레임

DV와 HDV 캠코더의 기록매체인 miniDV 테입과 수퍼8mm 필름롤. 홈무비의 구세대들. 

저는 영화계에서 일하지만 실제촬영보다는 컴퓨터 앞에서 영상을 디자인하는 일이 주 업무입니다. (Previsualziatio, 사전시각화 라고 불리는 일을 합니다. 언젠가 소개하는 글을 쓰려고 합니다.)  그렇지만 아직 특별히 단편영화같은 개인적인 프로젝트를 해본다든지 할 생각(혹은 여유)이 없고, 캠코더라는것은 제게도 일상을 기록하는 가정용 기기이지 영화제작과 맏닿은 것이라고는 생각되지 않았습니다. 장난감에 가깝죠. 
 결혼하면서 장만했던 첫 홈캠코더는 소니PC120 미니DV캠코더였습니다. 작은 카메라로 저의 결혼식과 첫아이 둘째아이 출생등을 기록하며 잘 쓰다가 5년후쯤 서서히 작동이 멈추는등 문제가 생기기 시작했습니다. 그런데 마침 그 즈음에 등장했던 카메라가 캐논의 HV20입니다.

HV20는 여러모로 특이한 카메라였는데, 바로 가정용 캠코더로는 최초로 - 아니, 쌩뚱맞게도 - 영화와 같이초당 24프레임으로 촬영하는것이 가능했다는겁니다. 
 24fps는  영상이 '영화적'인 느낌을 갖게하는데 (전부는 아니지만) 핵심적 특징입니다. 비디오카메라로 일반적인 관점에서의 영화적 영상을 만들기 불가능한 큰 이유중의 하나가 바로 이 24fps 이고, 제가 캠코더를 영화제작과 무관한 장난감같이 여겼던 근본적인 이유이기도 했습니다. 비디오는 NTSC의 경우 간략하게 설명하면 일초당 60번의 샘플링으로 움직임을 기록하는것이 기본이기때문에 영화보다 물흐르듯 부드러운 동세를 보여주고, 영화는 일초당 24번에 불과하기때문에 생각보다 훨씬 거친 동세- 동작이 분절적으로 끊어져서 보이는 - 을 보여줍니다. 얼핏 들으면 자연스런 60Hz가 훨씬 좋을것 같으나 여러가지 복합적인 심리적,관습적인 요인들로 인해 '60fps 비디오->뭔가 저렴해 보이는 영상'과 '24fps 영화->뭔가 고급스러워 보이는 영상'으로 일반적으로 받아들여집니다. 적어도 현재 우리의 눈과 뇌는 그쪽으로 익숙해져있구요. 그래서 일단 저장장치의 기록방식이 초당24프레임를 지원하지 않을때는 영화적 느낌을 주기가 상당히 어려워져버립니다. 그리고 비디오카메라 제작사들은 왜 초당 60번의 풍부한 모션샘플링 대신 고작 24번의 부족한 모션샘플링을 사람들이 원할지 전혀 생각조차 않았을것이 당연합니다. HV20 이전까지는요. (분명 저 카메라 개발팀내에 괴짜 필름덕후가 있었으리라 상상해봅니다. HV20이후 사실상 모든 캐논 캠코더(프로 & 가정용)들이 24fps를 지원합니다.) 

그래서 HV20가 등장했을때 많은 저예산 / 무예산 독립영화인들부터 그저 막연하게 영화적 영상을 만드는데 관심이 있던 취미가들(저를 포함)까지 상당히 흥분을 했습니다. 그전까지 24fps영상을 기록할수 있는 가장 저렵한 방법도 $5000가 넘어가는 준 프로페셔널 캠코더 이상뿐인 상황에서 $1000도 안되는 이 깡통사이즈의 작은 카메라의 존재는 특별했습니다. 


White Red Panic (HD) from Ayz Waraich on Vimeo.


HV20로 만든 단편영화 White Red Panic. 아이디어가 있어도 장비가 열악해서 퀄리티가 떨어지던 시대는 거의 지나가버린듯 합니다. 


단편영화를 만드는 사람들이 아니더라도 영화적느낌의 영상에 관심있는 필름덕후들은 꽤 많았서인지 HV20는 상당한 히트상품이었고 특히 적은 예산으로 그럴싸한 영화를 만들어보고 싶어하는 독립영화인들의 노력은 이 시점을 기준으로 활발하게 타올랐습니다. 각종 팁들과 DIY(자작) 정보들과 상품들이 생겨나기 시작했지요. 저는 그냥 관심을두고 보는정도였고  그냥 HV20만 구입해서 썼습니다. 그래도 기왕이면 아이들이 노는 모습들도 조금은 영화적인 느낌으로 남기고 싶은 생각에 항상 24p와 씨네모드로 놓고 사용하는 정도였지요. 

제 HV20는 생각보다 일찍 문제가 생기기 시작했습니다. 좀 많이 쓰다보니 그랬는지 LCD가 문제가 생기기 시작하더군요. 고치는 가격을 알아보니 가격이 많이 떨어진 새 기종을 사는것 절반정도의 돈이 들겠고, 어찌해야하나 하던차에 또 마침 나와 준 카메라가 Canon EOS 550D입니다. 

피사계심도

550D를 이야기하기전에 잠시 피사계심도에 대해 업급하려 합니다. 영화적 영상를 위한 카메라의 중요특징이 24fps라고 했는데 그 만큼 중요한 요소가 또 하나 있습니다. 

영화는 35mm 필름으로 촬영되기때문에 1/3, 1/4인치의 손톱만한 캠코더의 센서가 아닌 1.5크롭정도의 DSLR센서의 크기에 가깝고 그에 맞는 광학적 특성을 보여주고 그에 따른 가장 큰 시각적인 차이는 역시 얕은 피사계심도입니다. 
 작은 센서의 똑딱이 디지털카메라를 쓰다가 DSLR 카메라를 사용했을때 배경이 확 날아가서 피사체가 돋보이는 사진의 아름다움에 깊은 인상을 받은적이 있는 분들이라면 그 차이점을 이해하실겁니다. 영화 화면이 항상 배경이 뿌옇게 포커스아웃되는것은 아니지만 대부분의 경우 집중하고자하는 사물에 촛점이 맞춰지고 배경과 전경은 약간은 흐릿한 상태가 기본적이며 영화적 문법과 느낌의 중요한 요소입니다. 감독이 '지금 이 사람(혹은 사물)이 이 장면의 주요요소이니 집중해주세요'라고 말하는것과 같지요. 그리고 그 문법은 35mm 필름사이즈의 광학적 특성이라는 기술적 기반위에서 자라난 것이므로 센서사이즈는 대단히 중요합니다. 

각종센서 사이즈의 비교.  Super35mm가 영화필름기준의 풀프레임입니다. 일반적인 비디오카메라의 경우 가장 큰 센서가 고가의 프로용 카메라에 쓰이는 2/3인치이고 가정용캠코더는 대개 1/3이나 1/4인치 이하의 사이즈이므로 상당히 작은 사이즈임을 알수 있죠. 

그래서 위에서 말한 HV20(1/2.7 인치센서)를 필두로한 24fps 캠코더들에게는 없는 얕은 피사계심도를 부여하기위한 꼼수가 35mm 어댑터, 혹은 DOF어댑터라 불리는 물건들입니다. 

35mm 어댑터의 원리는 아주 간단합니다. 35mm 스틸카메라의 렌즈를 원통에 붙이고 원통내에 반투명한 막을  설치해서 렌즈의 상이 그 막에 맺히게 한 다음 캠코더가 그 상을 접사로 촬영하는것이죠. 위의 이미지에 보이는 대로입니다. Ground glass라 불리는 막을 상이 잘 맺히되 너무 투광량이 너무 떨어지지 않도록 잘 만드는것이 관건이고 작은 ground glass의 거친입자가 눈에 띄기 쉬우므로 진동시키거나 회전시키는 등 최대한 깔끔한 영상을 얻어내기 위한 여러가지 기술적인 요소들이 더해지지만 기본 원리는 아주 원시적이고 간단합니다. 위쪽의 사진이 찾아볼수 있는 가장 컴팩트한 형태의 35mm어댑터입니다만 벌써 카메라자체 크기만큼의 부피가 더해지고, 캠코더의 자동포커싱이나 줌 같은 편의기능을 완전히 포기해야합니다. 더구나 상맺힘은 상하가 반전이 되기때문에 LCD 모니터로 보이는 영상도 반전이되어 촬영이 아주 힘들어집니다. (그것을 극복하기위해 어댑터 내에 다시 반전 프리즘을 넣은 고급형 어댑터 제품도 있고, 또는 카메라에 외부 모니터를 거꾸로 달아 쓰기도 합니다) 안그래도 어두운곳에서의 촬영에 태생적으로 불리한 캠코더인데 35mm어댑터는 투광량의 절반정도(1스탑)를 손해보기때문에 저조도 촬영은 훨씬 더 힘들어집니다.  하지만 그런 장애물을 감수하고서라도 얕은 심도를 얻는것이 영화적 영상을 만드는데는 중요한 것이기에 이렇게 온갖 오바를 통해 영화느낌의 영상을 얻으려는 필름덕후들의 풀뿌리적 노력이 극에 달하고 있었습니다. 

HV20의 태생적 한계를 극복하려한 노력의한 예.  얕은 심도를 위한 35mm 어댑터, 렌즈의 수동포커싱을 위한 follow focus와 필터장착및 빛오염을 줄이기 위한 매트박스, 어댑터사용때문에 화면이 상하로 반전되는 문제를 보정하기위해 거꾸로 매달린 HD모니터와 이 모든것을 지탱하기위한 레일시스템 등 갈때까지 간 HV20릭. 사실 저것보다 더한것도 많습니다.  배보다 배꼽이 큰.. (구글이미지로 HV20 rig 검색)

DSLR의 혁명
큰 센서사이즈의 효과를 얻기위한 수고를 생각하면 큰센서가 기본인 DSLR카메라에 영상기능이 추가되는것 만큼 허탈할정도로 간단하면서 필름덕후들의 염원이 되는 일이 없었고, 제가 구입한 550D훨씬 이전에 HD 영상 기록을 지원하는 최초의 HD - DSLR인 니콘의 D90가 처음 발표되었을때 다시 HV20때 만큼의 흥분이 있었을것이라는것을 상상하기 어렵지 않습니다. 

하지만 흥분은 곧 실망으로 이어졌습니다. D90는 제대로된 영상을 찍기위해 필수적인 수동조절기능이 전무한데다 스틸이미지용 CMOS 센서의 느린 속도로 심각한 울렁거임 (jello effect)을 보여줬습니다. 그후에 나온 캐논 5DmkII 역시 수동기능전무에, 영화같은 24p가 아닌 30p라는 치명적인 단점을 역시 갖고 있었습니다. 니콘이나 캐논으로서 DSLR의 비디오 기능은 순전히 보너스 개념이었습니다. 라이브뷰모드로 거울을 젖히고 바로 센서로 모니터링하는게 가능하다면 그걸 기록하게 하는것쯤이야 쉬운 일이니까요. 세심한 컨트롤이 핵심인 고가의 전문 DSLR이면서 영상은 자동으로만 제어되고 기록포맷또한 RAW가 아닌 고압축의 h264 라는 점에서 캐논이나 니콘 모두 비디오 기능을 전혀 심각하게 생각하지 않았다는걸 알수 있습니다.  그래도 이 보너스장난감 같은 기능으로 만들어진 빼어난 영상들이 등장하기 시작하고 조금만 보완되면 꿈의 영상카메라가 될수 있을 DSLR에 대한 아쉬움은 동시에 더 커져갔습니다.

Reverie from Vincent Laforet on Vimeo This was the first 1080p video widely released that was shot with the Canon 5D MKII.

스틸사진가인 Vincent Laforet가 5DmkII의 비디오 기능을 테스트해보고자 만든 단편 Reverie. 비디오 기능이 제한적인데도 불구하고 큰 센서와 고급렌즈, 전문모델과 전문사진가의 손길이 더해져 엄청나게 인상적인 완성도를 보여줍니다. 그러나 24fps의 부재로 인해 영화적이기보단 비디오 같아 보이는 아쉬움이 있습니다.  


  5DmkII의 부족한 기능 (수동조절, 24fps)를 지원하는 펌웨어 업데이트를 내달라는 청원운동이 벌어지고 캐논을 조르는 목소리가 높아질무렵 EOS 7D가 발매됩니다. 7D는 스틸카메라 관점에서는 5D의 풀센서보다 작은 APS-C센서 카메라이지만 위의 챠트에서 보듯 영화촬영용 수퍼35mm 의 크기에 오히려 더 가깝고 5D와 달리 부족했던 기능 (동영상촬영시 셔터스피드, 조리개 등의 수동조절, 다양한 프레임속도 24, 25, 30, 50, 60 지원 등)을 전격적으로 탑재하여 DSLR 영화촬영을 꿈꾸는 사람들의 꿈의 카메라에 가장 근접한 카메라가 되었습니다. 이후 경악할만한 저조도 촬영기능을 보여주는 1Dmk4가 나오고, 그리고 청원운동끝에 올해 2월 5DmkII 역시 펌웨어 업데이트를 통해 부족했던 대부분의 기능이 추가되기에 이르렀습니다. (캐논 펌웨어업그레이드가 버그소탕이 아닌 기능추가가 된 경우는 이번이 처음이라 합니다.) 그리고 같은 달에 7D와 같은 비디오 기능을 가지되 가격이 절반 이하인 550D가 나온것이죠. 

센서사이즈 챠트를 다시 보시면, 단순히 비교했을때 수퍼35미리 센서 카메라의 가격대는 25만달러(파나비젼 제네시스) ->만8천달러(레드원)->$1900(7D)->$800(550D)로 떨어진 셈입니다.  물론 이것은 부가기능의 큰 차이점을 무시한 심하게 단순화된 도식이지만 센서사이즈라는, 전자회로기능으로는 어쩔수 없는 물리적 한계의 극복은 그만큼이나 유의미한 것입니다. 2만달러 카메라도 힘겨워하는 저예산업계뿐 아니라 25만달러 카메라를 기본으로 쓸수있는 대규모 프로덕션에서도 DSLR촬영을 심각하게 여기며 수용하고 있다는것이 그 증거입니다. 


빼어난 영상미의 드라마 추노에 사용되어 화제가 된 Red One카메라. 25만달러 카메라를 대체하는 만8천달러의 카메라가 혁명적이었음을 부인할수 없습니다만 이후 혁명은 엉뚱한 곳에서 엉뚱한 방향으로도 막 튀고 있습니다. 

프로들의 호들갑
인기 드라마인 [H]ouse의 시즌6 마지막회가 필름카메라가 아닌 5DmkII로 촬영되어 5월 17일 방영을 앞두고 있습니다. 하우스는 원래 레드원이나 제네시스도 아닌 35mm 필름으로 촬영되는 순수 필름쇼(?)입니다. 그리고 씬시티, 스파이키드 시리즈로 유명한 로버트 로드리게즈 감독이 7D로 뮤직비디오를 만드는 모습이 목격되었습니다.  DSLR 영상촬영의 전문가로 알려진 Philip Bloom이 루카스필름의 영화 Red Tails 촬영에 DSLR 도입을 테스트 하기위해 고용되었고, 캐논DSLR로 찍은 영상이 소니의 F35카메라가 촬영한 영상과 함께 사용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얼마전 끝난 전미방송협회의 트레이드쇼인 NAB는 비디오카메라와 방송장비중심이었지만 올해에는 DSLR과 그 관련 부가장비업체들의 참여가 대단히 늘었고 화제성에서는 주인공인 비디오카메라분야를 단연 압도했으며  ARRI, Panasonic, Sony 모두 가격대가 훨씬 떨어지고 컴팩트한 시네마용 카메라의 프로토타입을 선보였습니다. 5DmkII의 펌웨어 업그레이드를 해달라던 염원이 거꾸로 올라가 초고가 시네마 카메라 시장을 뒤흔들고 있는듯 보입니다. 진짜 혁명은 레드사가 아닌 소뒷걸음치다 쥐잡은 캐논이 이어나가고 있는것이죠. 캐논은 아직 정확히 다음단계에서 뭘 해야할지 잘 모르는듯 보입니다만.  

 일반 시청자야 드라마가 폰카로 촬영된들 관심이 없겠지만 메이져 드라마가 DSLR로 촬영된다는것은 관심있는 사람들에겐 대단한 화제거리입니다. 


스파이키드의 감독 로버트 로드리게즈가 캐논7D로 뮤직비디오 촬영하는 모습. 하나는 그냥 카메라만으로, 또 하나는 온갖 부가장비를 덧붙힌 7D릭을 쓰는 모습. 레드원을 쓸수도 있을텐데 굳이 7D를 쓰는 이유가 궁금해지는, 주목할만한 광경입니다. 바닥에 누워 맨 카메라로 찍는 모습이 그 힌트중 하나가 되겠지요. 저만한 센서의 카메라가 저토록 작은 사이즈의 바디에 담긴적이 없기때문에, 촬영시 융통성의 차원이 달라집니다. 


"The Last 3 Minutes" Directed by Po Chan from Shane Hurlbut, ASC on Vimeo.


터미네이터 샐베이션의 촬영감독인 섀인 허버트는 헐리우드의 1급 촬영감독이면서 DSLR 영상제작 전도사 역할을 크게 하고 있습니다. (아, 참고로 전에 터미네이터 촬영장에서 크리스쳔 베일 욕설 음성파일의 피해자가 바로 이 사람입니다. 불쌍..) 그가 특별히 DSLR 영상제작의 장점을 홍보하기위해 만든 단편영화 '마지막 3분' 

 

비디오DSLR과 다시 배우는 홈비디오
편당 몇백만달러 제작비가 오가는 프로페셔널 영상제작계에서 다시 제 캠코더 얘기로 이제 돌아가겠습니다.  영화적 영상제작 위한 24fps와 큰 센서를 지닌 카메라의 가격대가 25만불에서 2천불대로 떨어지는 엄청난 일이 일어났지만 $1800는 여전히 개인에겐 부담스런 액수이고 제 캠코더구입비용으로는 예산초과입니다.  그런면에서 550D는 다시한번 혁명적인 카메라입니다. 스틸연사촬영속도, 각종버튼의 위치와 편리함, 방수처리등 정도를 제외하고는 영상과 스틸 모두 7D와 거의 똑같은 퀄리티이면서 가격은 절반인 550D는 분명히 저와같이 DSLR영상촬영에 관심있으나 선뜻 지를 생각을 안하던 관심군의 최하단을 공략하기 위한 제품임이 틀림없습니다. 아니나 다를까, 출시된지 1달동안 아마존이나 BH포토 등 주요 판매처에는 계속 주문이 밀려있는 형국입니다. (선주문하길 얼마나 다행인지.) 
 

DLSR구입도 처음이고 제대로 써보는게 거의 처음인 상황에서 숙지해야할것이 상당히 많더군요. 게다가 DSLR로의 영상촬영은 캠코더에 익숙해진 사람에겐 상당히 불편한 일입니다. LCD는 캠코더처럼 편리한 각도로 회전하지 않고 캠코더에서는 당연한 연속자동포커스도 없습니다. 줌도 버튼이 아니라 렌즈를 잡고 돌려야하는 수동이다보니 캠코더처럼 한손만으로 여유있게 쓰기란 거의 불가능합니다. 위의 로드리게즈 감독이 쓰는 거대한 릭의 역할이 이런 한계를 벗어나기 위한 전문적 노력의 또 한가지 예라고 할수 있겠습니다. 
 하지만 어차피 돌지난아기와 유치원생 초등학교생 아이들을 둔 제 상황에서 아이들의 모습을 순발력있게 찍는역할은 애초에 HV20도 아닌 아이폰이 담당하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HV20의 자리를 차지한 550D는 쓰기는 더 불편함에도 HV20보다 더 자주 쓰이고 있습니다. 똑딱이로 사진을 찍다가 DSLR로 업그레이드 했을때 얻어지는  퀄리티의 차이와 새로 눈뜨게 되는 사진미학의 세계에 재미를 느끼는것과 비슷하지 않나 싶습니다.  돌발영상을 순발력있게 잡는것 보다는 한번찍을때 더 신경써서 좀더 멋진 장면을 남기고 싶은 마음이 더 커지는것이지요. 카메라를  움직이며  줌을 뺐다 당겼다가 하는 영상이 아니라 되도록 움직임이 적은 정적인 영상을 더 찍게 되는것은 DSLR로 찍는 것이 정적인 동영상인지 혹은 동적인 정지영상인지 모호한 정체성을 부여합니다. 그리고 영화의 영상이 바로 그러한 모호함을 가지고 있음을 생각하게 됩니다. 초당 24프레임의 분절적인 동세, 카메라의 부피와 무게때문에 육중한 카메라워크가 기본적이며 빠르고 거친 장면은 무언가를 강조하기 위한 표현수단으로 절제되어 사용되는등 영화 영상은 바로 스틸이미지적인 동영상이자 동적인 스틸이미지이기에 그 독특한 매력이 있는것이 아닌가 생각하게 됩니다. 

다음번글에서는 파이널컷프로 같은 전문적인 에디팅프로그램이 아닌 기초번들용 프로그램 (맥의 아이포토와 아이무비)으로 DSLR 영상파일들을 편집하는 것에 대해 좀더 살펴보겠습니다. 주절주절 긴글 끝까지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by 노타입 | 2010/05/06 15:10 | 영상 | 트랙백(1) | 핑백(1) | 덧글(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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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by 레이딘 at 2010/05/06 15:42
글에 오류가 있네요. 동영상이 되던 최초의 니콘 DSLR 모델명은 S90이 아닌 D90입니다. (S90은 캐논의 컴팩트 디카 모델명이죠)
Commented by 노타입 at 2010/05/06 18:16
넵 저도 막 보고 달려왔네요. 지적 감사합니다. ^^;
Commented by mithrandir at 2010/05/06 21:44
근데 지금 벌어지고 있는 dslr로 영화찍기의 붐은 어딘가 의아한 감이 있기도 합니다.
"저 가격 저 크기에 저 영상을 찍게 만드는 게 저렇게 간단한 거였어?
근데 왜 이제까지는 그게 안되었던 거지?"라는 의문이요.
사실 소니나 파나소닉의 조그만 휴대용 HD카메라들은 커녕
준프로용의 XDCAM EX나 AVCHD등과 경쟁하는 모습을 보면
그럼 이제까지 비디오 카메라 업체들은 삽질만 했다는 건가...하는 생각이 드는데...

전문적으로 사용하는 거라면 오히려 오토포커스는 별 필요 없을 것 같기도 하네요.
분명 픽스샷의 경우는 DSLR 촬영이 점점 경쟁력을 넘어 우위까지 점하고 있는데,
움직임이 빠른 샷이나 핸드헬드의 경우는 그 화질 성능이 어떨지 모르겠습니다.
Commented by 노타입 at 2010/05/07 01:16
사실 Red사가 의아해했던것이 바로 그것이었다네요. 스틸카메라의 센서기술은 몇달이 멀다하고 빠르게 발전하는데 동영상카메라의 발전속도는 영 더디었던것이죠. 그래서 소니나 파나소닉을 기다리느니 직접 해보자고 해서 설립하고 나온것이 2만달러에 4k 초고해상도를 찍는 레드원이었습니다. 지금의 급속한 변화는 몇년전 레드가 복지부동의 비디오업계를 답답해해서행동에 나섰던것의 결과물이랄수도 있습니다. 오래전부터 센서기술을 가지고 있던 캐논과 같은 회사에겐 마음만 먹자 생각보다 너무 쉽게 된 일이겠죠.

그리고 전문촬영에선 오토포커스를 안한다는 말씀이 맞습니다. 촬영팀에 focus puller이라고 포커싱을 담당하는 스탭이 아예따로 있습니다. 핸드헬드나 움직임이 빠른 다이나믹한 샷이라고 DSLR이 못할 일은 별로 없습니다. 재빨리 포커싱을 바꾼다든지 하는건 아마 숙련이 필요할테고, 그리고 CMOS센서의 단점인 rolling shutter (화면을 위에서 아래로 순차적으로 캡쳐하느라 화면에 시간차가 나는 현상)이 스틸카메라의 경우 캠코더CMOS보다 좀더 심해서 움직임이 격해지면 울렁거림이 심해지긴 합니다만 최근 DSLR들은 캠코더에 비해 그리 나쁘지 않은것 같더군요. HV20나 심지어 Red One도 진동이 심할때 울렁거리는건 같으니까요 http://www.youtube.com/watch?v=0qC0_nIUq9s
Commented by mithrandir at 2010/05/07 01:56
아, 제가 궁금한 부분이 그 부분이었습니다.
(저 또한 전국에 그렇게 많다는 "영화과 졸업한 실업 청년" 중 하나라... ^^;)
사실 이제까지 가장 염려되었던 것이 기기의 편의성이고,
실제로 그 때문에 dslr촬영을 시도해보고도
"기대했는데 그냥 뻘짓이었던 거 같어."라는 결론을 내린 연출이나 촬영감독들이 주변에 몇 있었거든요.
그런데 최근 이런 저런 주변 장비가 늘어나고 기기 자체의 성능도 개선되었다면
촬영 장비로서 dslr의 메리트도 그만큼 늘어난 건가 싶어서요.

근데 말씀하신 "울렁거림"이 참 치명적인 것이,
사실 "홍상수 워너비"만큼이나 젊은 영화인들의 로망이 "폴 그린그래스 워너비"이기 때문에... ^^;
픽스샷으로 찍을 장면에도 조금씩 조금씩 핸드헬드 효과를 주는 경우가 점점 많아지고도 있구요.
말씀하신대로 Red One조차 어쩔 수 없다면 dslr의 비교 우위는 더 높아질지도.

조만간 출시되는(이미 나왔던가...) Red의 신제품이 어떻게 나올지 모르겠지만,
하여간 dv가지고 필름룩 내보겠다고 별별 꼼수를 다 연구해야 했던 게 불과 몇년전인데
선택의 폭이 넓어진 것은 확실히 잘 된 일입니다. :-)
Commented by mithrandir at 2010/05/07 01:58
그리고 소니나 파나소닉의 느린 행보는...
비싼 카메라 팔아먹자고 소형 제품에 제약을 거는 꼼수도 있었다고 봅니다.
예를 들어 "가정용" 모델에 외부 마이크 연결을 제약한다거나,
준 프로용 성능에 가깝더라도 소형 캠코더 모델엔 중요한 기능을 하나씩 빼먹는다거나...
결정적으로 AVCHD의 24p는 고급 모델에서만 가능하다던가 말이죠.
Commented by 노타입 at 2010/05/07 03:45
5Dmk2가 펌웨어 업그레이드 되었다지만 여전히 전문영상촬영을 위한 최하한조건을 겨우 만족하는 수준일 정도로 DSLR은 영상촬영에 적합하지 않고 한계가 많습니다. 울렁거리는 rolling shutter는 생각보다 별 문제도 아닙니다. 8비트 색공간에 h264로 압축된 기록 방식은 정말 큰 장애물이고, 또 원래 14~18메가픽셀용 스틸을 위해 만들어진 센서에서 1920x1080 영상을 추출하기 위해 센서 픽셀을 건너뛰어 기록하느라 가는 선의 계단현상이나 옷감패턴의 모아레 노이즈 등이 아주 쉽게 발생합니다. (센서의 14메가픽셀 전체 영역을 초당 30에서 최고 60프레임까지완전히 읽어내어 기록하기엔 메모리버퍼나 이미지 프로세서가 성능이 안되기때문이죠. 애초에 동영상카메라로 설계된것이 아닌 태생적 한계입니다)

그래서 이미 확립된 디지털 후반작업 파이프라인에 적합하고 좀더 유연한 색보정이나 시각효과 작업을 위해 카메라의 세팅을 최적화하고 또 촬영시 이미 카메라의 한계를 숙지한 용의주도한 사전 계획이 매우 중요합니다. 타겟영역이 좁아서 처음부터 정확히 과녁을 맞춰야하는 것이죠. 그런것에 대한 기술적 숙지가 없이 요술상자처럼 DSLR에 대한 기대를 한다면 실망할수 밖에 없습니다. Shane Hurlburt같은 촬영감독의 블로그 (http://hurlbutvisuals.com/blog)에는 이 카메라들의 한계를 최대한 극복하여 성능을 극대화하는 여러가지 팁이 있습니다. 문제는 많은 경우 수천달러짜리 자이쯔 렌즈 등 '좋은 렌즈 쓰기'같이 보면 눈물나는 팁들입니다만 감마세팅을 조절하는등의 간단하면서도 효과가 좋은 팁들도 많은듯 합니다.

소니 파나소닉의 행보는 말씀하신 바로 그대로입니다. 기술은 있는데 엉덩이에 깔고 앉아서 찔끔찔끔 내놓으며 이익을 극대화하는것이죠. 디지털포맷인데도 마치 물리적 테입마냥 쓰기 불편하게 만들어진 AVCHD만 봐도 알수 있습니다. 오히려프로용 비디오 시장에서 존재감이 그들보다 작은 캐논이 HV20부터 DSLR까지 돌풍을 내고 있는것도 주목할만한 현상 같습니다.
Commented by 박종국 at 2010/05/07 17:12
좋은글 잘 봤습니다
theskeit.com이라는 사이트에 "초보자를 위한 캠코더 선택"이라는 칼럼을 쓰려는데
이내용을 참고하고 이용해도 되는지 문의 드립니다.
Commented by 노타입 at 2010/05/13 15:59
감사합니다. 출처를 밝히신다면 얼마든지 참고하거나 인용하셔도 좋습니다.
Commented by somtim at 2010/06/04 23:45
좋은글 감사합니다.쎼인허버트에 관한내용 퍼가두 될까요
Commented by Roadst at 2010/07/02 16:56
애포에서 글 읽고 여기까지 흘러 들어왔습니다. DSLR에 관한 포스팅 잘 봤구요.
다음 포스팅도 정말 기대됩니다.
특히 말씀하셨던 Previsualziatio라는 것이 어떤 직업인지도 알고 싶네요.
저는 디자인을 전공하고 영상에 관심이 있어 모션 그래픽 디자인을 직업으로 하고있는데요.
현장에서 일하며 영상관련된 정보들을 익히다보니 아무래도 제대로 정의되어 쓰이는 용어들이 없습니다.
때문에 장소에 따라서 의미도 바뀌고 난리도 아닙니다. 파이프라인도 그리 체계화되어있지 않죠.

말씀하신 사전시각화라고 한다면 콘티가 나오고 촬영에 들어가기 전에
어떤 색감에 어떤 톤에 어떤 질감의 영상이 될지 Still이미지를 만드는 작업을 말씀하시는건지요.
Concept Design이나 Keyvisual과도 비슷한 느낌일 것 같은데...

나중에 포스팅을 올리신다고는 하셨지만 예고편격으로 조금만 알려주셨으면 합니다. ^^

Commented by 노타입 at 2010/07/07 10:04
안녕하세요. previsualization은 모션그래픽과는 직접적 관련은 없구요, 3d 애니메이션으로 스토리보드가 담당하던 역할을 대신한다고 보시면 됩니다. 시퀀스 전반을 미리 애니메이션으로 만들어 봄으로써 카메라의 구도, 액션의 흐름이라던지 하는것을스토리보드 보다 훨씬 구체적으로 가늠해보고 테스트해보는게 가능하지요. 제가 속한 회사가 작업한것중 유튜브를 검색해보니 이게 나오네요 http://www.youtube.com/watch?v=fCQKLKElPBY&feature=fvst 인디아나 존스4입니다. (전 참여 안했습니다만)

아무튼 보시면 영화가 촬영되고 후반작업이 시작되기전 미리 감독이 여러가지 아이디어를 시험해보고 프로덕션과 시각효과 계획을 수립하고 비용을 줄이는데 효과적이라 하겠습니다.
Commented by Roadst at 2010/07/09 15:54
아하 그렇군요. 주로 CG가 많이 들어가는 영화에서 한번쯤 본 적은 있었습니다만 이걸 Previsualization이라고 했군요.
그런데 제 생각에는 촬영 전에 이 단계가 들어갈 줄 알았는데 마지막 말씀에 촬영과 후반작업 사이에 이루어진다니 조금
의아했습니다. 그리고 한국의 상황을 예로 든다면 오히려 이 작업이 제작기간과 제작비를 더 추가된다고 생각할지도 모르겠습니다만 헐리우드에서는 스케쥴과 비용 절감효과를 위해 이 단계를 거치는군요.

아무튼 댓글 감사드립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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